에쿼티가 의미 있어지는 순간

지금까지, 우리는 에쿼티 개념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해 왔습니다.
에쿼티가 그다지 좋은 개념이 아니라고 말이죠.
에쿼티는 게임 전체의 흐름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가상의 시나리오에만 적용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위 "최종 액션 지점(end-of-action spot)"에 가까워질수록,
에쿼티는 우리의 결정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최종 액션 지점
그럼 "최종 액션 지점"은 무엇일까요?
최종 액션 지점은 우리가 상대방의 마지막 베팅에 대해 콜(call)이나 폴드(fold)를 해야 할 때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은 누군가 올인(all-in)했고 팟에 다른 플레이어가 없을 때 생깁니다.
이 경우 우리가 콜을 하면 더 이상의 액션은 없습니다.
하지만 더 흔한 경우는, 최종 액션 지점이 리버(river)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리버는 말 그대로 게임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레이즈(raise)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우리가 콜을 하든 폴드를 하든, 그것이 해당 게임의 마지막 액션이 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모든 에쿼티는 상대방의 핸드 레인지에 대해 완전히 실현 가능해지며,
우리는 기대값(EV)과 에쿼티의 차이에 대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 둘은 같은 것이 되기 때문이죠.
이는 우리가 에쿼티를 수학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며, 에쿼티가 곧 기대값(EV)으로 여길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물론, 이 에쿼티를 계산하거나 추정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인디퍼런스 포인트 (=손익분기점)
인디퍼런스 포인트는 우리가 콜을 할지 폴드를 할지 고민될 때 도움이 되는 개념입니다.
우리의 핸드가 콜과 폴드 사이에서 무차별적이라는 것은, 콜을 하나 폴드를 하나 결과적으로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의 에쿼티(pot에서 우리가 가져갈 몫의 비율)가 특정 값과 같을 때 발생합니다.
그 특정 값은 바로 우리가 콜해야 할 금액을 콜 후의 총 팟 크기로 나눈 것과 같아요.
최종 액션 시점에서 필요한 에쿼티 = (콜해야 할 금액) ÷ (콜 후의 총 팟 크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콜을 하면 그 콜한 금액도 팟의 일부가 된다는 거에요.
따라서 우리가 콜 금액을 회수하려면, 그 금액이 새로운 총 팟 크기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의 에쿼티가 필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팟에 $100가 있고, 상대방이 $50를 베팅했다고 해봅시다.
우리가 콜을 하면 총 팟은 $200가 됩니다.
이 때, 우리의 $50 콜이 총 팟의 1/4(25%)를 차지하게 되죠.
따라서 우리는 적어도 팟의 25%를 가져갈 수 있어야 이 콜이 손해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에쿼티가 25% 이상이어야 콜을 해도 괜찮다는 거에요.
이게 바로 인디퍼런스 포인트의 개념입니다.
우리의 에쿼티가 이 값과 같으면 콜과 폴드가 무차별 즉, 같은 EV가 되죠.
게임의 초반부에서 우리가 베팅에 직면하는 상황을 오픈 액션 스팟(open action spot)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최종 액션 지점(end-of-action)의 반대 개념이에요.
오픈 액션 스팟에서는 최종 액션 지점에서 했던 것처럼
"필요한 에쿼티 = 콜 금액 ÷ 최종 팟 크기"와 같은 계산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오픈 액션 스팟에는 계산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다른 많은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게임의 초반부에는 아직 많은 베팅 라운드가 남아 있어요.
우리가 콜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게임의 마지막 액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추가로 베팅을 할 수도 있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참여할 수도 있죠.
심지어 커뮤니티 카드도 더 나올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우리의 콜 금액과 최종 팟 크기만 고려해서 에쿼티를 계산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게임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다른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오픈 액션 스팟에서는 에쿼티 계산보다는 다른 요소들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해요.
게임 초반에는 에쿼티 계산만으로 핸드를 플레이해서는 안 됩니다.
에쿼티가 높아도 접어야 할 때가 있고, 반대로 에쿼티가 낮아도 콜을 해야 할 때가 있죠.
왜냐하면 게임 초반에는 앞으로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건 에쿼티가 아니라 기대값(EV)이에요.
다만 게임 마지막에는 에쿼티와 기대값이 거의 같아진다는 게 오늘의 핵심이죠.
에쿼티와 EV의 차이를 만드는 요소들
그럼 게임 초반에는 어떤 것들이 에쿼티와 EV의 차이를 만들까요?
먼저, '임플라이드 오즈'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앞으로 상대방에게서 더 많은 돈을 뜯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면, 그 핸드의 EV는 에쿼티보다 훨씬 커집니다.
그리고 '포지션'도 중요합니다.
IP에서는 팟을 더 잘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에쿼티 실현가능성'과도 연결되는데, OOP에서는 먼저 행동해야 하니까, 에쿼티를 실현하기가 더 힘들어지죠.
그래서 IP에 있으면 EV가 더 올라갑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상대방보다 실력이 좋다면, 상대방이 실수를 할 때마다 그걸 이용해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릭과 약점을 알고 있다면, 그걸 노려서 EV를 엄청 올릴 수 있죠.
예를 들어서, 상대방이 너무 자주 콜을 한다는 걸 안다면, 내 핸드가 좋을 때 엄청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블러프는 줄이고 밸류벳은 크게 해서, 상대방의 돈을 최대한 뜯어내는 거죠.